1. 돌고 돌아 돌아온 외계+인
최동훈 감독의 메가폰과 엄청난 제작비, 그리고 초호화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던 한국형 SF 대작 외계+인 1부. 하지만 개봉 이후엔 다른 부분으로 더 화제가 되었습니다. 바로 난잡한 전개와 난해한 설정으로 관람객들의 극심히 갈리는 평가였습니다. 전작들의 연이은 흥행으로 흥행 불패 감독으로 불리던 최동훈 감독에겐 심히 충격적인 일이었을 겁니다.
영화는 다양한 장르들을 혼합한 퓨전 장르의 특성을 띠고 있었습니다. 시간 여행과 과거 조선시대를 다룬 도술, 또 그를 오가는 외계인과 지구 침공. 이 이야기를 한 번에 풀다 보니 너무 많은 정보량에 영화에 집중하지 못하고 몰입이 되지 않는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그 때문인지 영화 평점 사이트에서의 관람객 평점도 최하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SF영화의 특성상 수많은 CG와 부대비용이 들어가기에 1부의 제작비는 약 350억원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영화 개봉부터 이어진 부정적 관람객 평가에 손익분기점을 넘기 위한 관객 수인 750만명의 절반에도 한참 못 미치는 최종 관객 수 150만명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이러한 막대한 손실에 외계인 2부에 대한 개봉 여부는 불투명했습니다. 제작 당시 1, 2부를 동시에 촬영하였기에 더욱 고민은 깊어졌습니다. 그 때문에 당초 예정되었던 2023년 개봉을 미루고 고심 끝에 2024년 1월, 개봉을 확정합니다.
최동훈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2부 영화라는 단점을 최소화하고 1부에 주요한 쟁점이었던 난잡함을 줄이기 위해 편집에 만전을 기울였다고 얘기합니다. 그 때문인지, 2부는 전작보다 낫다는 평이 줄을 이으며 박스 오피스 1위를 이어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역시 1부의 부정적인 평과 전작이 있는 2부라는 장벽을 넘을 수 없었던 것인지 영화는 1부 관객에도 못 미치는 140만명에 그치고 맙니다.
2. 줄거리
1부에서 영화는 인간의 뇌에 갇혀 수감된 외계 죄수 설계자와 자장 등이 탈출하여 지구를 정복하기에 이릅니다. 이에 이안과 가드, 썬더는 그들을 고려 시대로 데려가게 됩니다. 이후 이안은 류준열 분의 무륵을 만나게 되고, 가드는 설계자 일당에게 당해 소멸합니다.
무륵은 자신의 몸에 설계자가 들어가 있는 줄 알았지만, 실상은 가드의 에너지가 들어있던 것이었습니다. 설계자는 반대로 이안의 뇌에 들어가 숨어있었던 것이 밝혀집니다. 그리고 후에 신검을 손에 넣은 흑설과 청운에 의해 그들은 2022년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영화는 2022년, 하바가 공중에 터지기 50여분 전으로 전환됩니다. 과거에서 미래로 온 흑설과 청운은 얼떨결에 기차를 타고 달아나게 됩니다. 신검을 갖고 있는 그들을 쫓기 위해 이안과 자장은 기차로 모여들고, 얼마 뒤 가드로 변한 무륵은 이안의 뇌에 있는 설계자를 꺼내 체포하려고 시도합니다. 하지만 체포는 실패로 돌아가고 설계자가 이안에게서 나와 다른 육체인 살인귀의 몸에 들어가게 됩니다.
몸이 두배로 커진 설계자를 상대로 맞서는 이안과 가드, 무륵, 흑설과 청운, 그리고 민개인은 우주선 앞으로 모여듭니다. 민개인은 고려시대 능파의 후손으로 그의 집안이 대대손손 전해오던 능파의 검을 이용해 함께 싸웁니다. 또한 민개인이 가져온 골프 가방 안에는 과거 능파가 남겨 놓은 흑설과 청운의 부채, 거울 등도 들어있었습니다. 그렇게 그들은 각자의 능력을 활용하여 설계자에게 맞섭니다.
결국 하바 폭발 1초 전 신검을 우주선의 가운데에 꽂는 데 성공합니다. 우주선의 폭발 모드는 해제 되었고 지구는 평화를 되찾습니다. 설계자를 크리스탈 속에 가두는 데 성공했지만 불안정한 탓인지 금이 가며 깨지려 하게 됩니다. 이에 썬더는 우주에 가 없애버려야 한다며 이안에게 이별을 말합니다. 그렇게 이안과 썬더는 이별하게 됩니다. 이후 과거에서 온 인물들도 모두 과거로 돌아가게 됩니다. 하지만 과거에 간 이후에도 무륵은 계속해서 이안이 눈에 아른거리게 됩니다. 그렇게 불안정한 시공간의 틈 사이로 무륵은 다시 2022년 미래로 돌아오게 되며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3. 충분히 흥미로운, 그러나 아쉬운
외계+인 시리즈는 자칫 뻔할 수 있는 SF 영화에 한국형 설정을 곁들여 보는 재미를 더 했습니다. 과거 최동훈 감독의 <전우치>를 생각나게 하는 부채를 부리며 도술을 쓰는 무륵과 흑설과 청운과 같은 신선을 등장시켜 동양의 판타지를 곁들였습니다. CG도 훌륭했습니다. 도심에서 일어나는 우주선과 외계 로봇의 싸움은 흠 잡을 데 없이 실감 났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관객이 지적했듯, 너무 설정이 과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설정이 많으면 그것을 또 관객들에게 어떻게든 설명해야 합니다. 한정된 영화의 분량상 인물의 대사로만 풀어야 했던 부분이 많았고 그런 부분들이 더 관객들이 내용을 이해하고 몰입하는 데 어려움을 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 낡은 개그 코드도 낮은 관객 수에 한몫했다고 생각합니다.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썰렁한 웃음 코드가 이제는 더 이상 관객들에게 통하지 않는다는 걸 간과한 것입니다. 그리고 시대에 맞지 않은 유치한 포스터 디자인이 영화를 처음 접하는 관객으로 하여금 영화를 가볍게 보이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내용 자체가 무겁지 않긴 하지만, 마치 어린이 히어로 영화를 연상시키는 단순한 등장인물의 나열식 배치는 너무 안일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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