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본의 명작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동명의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일본 영화계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장편 영화입니다. 원작 만화의 굉장한 팬이었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꼭 만들고 싶어했고, 또 그렇기에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거장의 영화 답게 개봉 전부터 초호화 캐스팅으로 큰 화제를 불러왔습니다. 주연 네 자매 모두 당시 톱스타 반열에 오른 배우들이었고 작은 조연 배우까지 좀처럼 한 작품에서 함께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조합이었기 때문입니다.
영화는 일본의 소박한 바다 마을 가마쿠라를 배경으로 그려집니다. 세 자매 '사치', '치카', '요시노' 와 15년 전 자신들을 버린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만난 이복 동생 '스즈'와 함께 살게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영화 내내 자극적인 전개없이 잔잔한 분위기로 이어지기에 많은 사람들로부터 힐링 영화라는 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평단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는데요,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실사영화로는 최초로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기도 했습니다. 또 그 해 일본 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과 작품상을 수상하는 저력을 보여주었습니다.
2. 줄거리
사치, 요시노, 치카 세 자매는 가마쿠라의 작은 바닷마을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15년 전 다른 여자와 바람이 나 그들을 버리고 떠났고, 이후 어머니도 그들과 멀리 떨어져 지내고 있습니다. 어느날 그들은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고, 그의 장례식장에 가게 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엄마와 아빠 모두를 잃은 자신들의 이복동생 '스즈'를 보게 됩니다.
자신들을 버리고 간 아버지와 바람난 낯선 여자의 아이였지만, 힘든 상황에서도 혼자서 이겨내려 노력하는 '스즈'를 보고 세 자매는 마음이 가게 됩니다. 그렇게 떠나려던 기차에서 그들은 '스즈'에게 제안합니다. "스즈, 우리랑 같이 살래?"
그렇게 그들은 네 자매가 됩니다. 스즈는 낯선 환경이 때로는 힘들었지만, 그를 응원하고 도와주는 따뜻한 언니들의 도움 아래 점점 가마쿠라에 적응해갑니다. 하지만 스즈는 생활하면서 그들과 미묘한 거리를 느끼게 됩니다. 지금이 어떻든 자신은 외도한 여자에게서 태어난, 다시 말하면 이들에겐 자신들의 가정을 무너뜨린 여자에게서 태어난 아이였기에 그들에게 죄책감을 느끼며 힘들어합니다.
하지만 그런 걱정들도 잠시, 곧 그들은 서로 갈등하고 화해하며 성장해 나갑니다. 세 자매는 각자의 문제들을 되돌아보며 잘 못된 것을 바로 잡고, 스즈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며 더욱 돈독해집니다.
3. 자극적인 게 질렸다면
가끔은 눈물나게 맵고 자극적인 게 먹고 싶다가도, 어느 날은 부드러운 음식이 땡기기도 합니다. 영화도 그러한 것 같습니다.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그러한 부드러움을 잔뜩 품고 있는 따뜻한 가족 영화입니다.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그들만의 결핍을 안고 살아가는 자매들의 삶에 초점을 맞추며 가족 간의 사랑과 이해에 대해서 다루고 있습니다.
첫 째 '사치'는 소위 '장녀'입니다. 자신들을 내버려두고 간 부모를 대신해 동생들을 책임지려는 책임감이 강한 인물입니다. 너무 빨리 어른이 되어버린 사치는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어릴적 자신같아 보이는 스즈를 보았고 데려올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둘째 '요시노'는 남자로 인해 힘들어 합니다. 하지만 스즈와 함께 하고 자신을 돌아보며 관계를 정리하고 일에 열중하게 됩니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외근직으로 직무가 바뀐 뒤,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세상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고, 더욱 성장하는 캐릭터입니다.
셋째 치카는 낚시를 매우 좋아합니다. 약간의 4차원 캐릭터로 매일 티격대는 첫째와 둘째사이에서 그들을 중재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항상 막내였던 그녀에게 '스즈'는 새로운 경험이자 더욱 성장하게 하는 시발점이 되어줍니다.
막내 '스즈'는 가장 순수한 인물로 그려집니다. 따뜻한 새로운 세 자매와의 삶으로 그녀는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가족의 사랑을 알게 되고 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됩니다.
가족을 떠올리면 보통 엄마와 아빠 그리고 아이들을 생각하지만, 영화는 이렇듯 전통적인 가족 구조를 벗어나 자신들끼리 어려움을 헤쳐가는 조금은 특별한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가족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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