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국을 홀린 최신식 공포 스릴러
공포 영화는 상대적으로 대중적 흥행이 어려운 장르입니다. 하지만 여기 색다른 연출과 전개로 엄청난 성공을 거둔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톡투미>입니다. 영화는 우리나라의 윤여정 배우가 열연한 '미나리'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등의 인기작을 주로 배급해 온 북미의 A24가 배급을 맡았습니다. 그리고 개봉 후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무려 제작비의 약 20배에 달하는 9천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며 A24 배급사의 역대 공포 영화 최고 흥행작에 올랐습니다. 물론 평론 사이트에서도 높은 평점을 기록 중입니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95%, IMDB 7.2점 등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영화의 감독은 유튜브 채널 RackaRacka를 운영하는 쌍둥이 필리포우 형제가 맡았는데 놀랍게도 그들이 연출한 첫 장편 영화라고 합니다. 여담으로 그들은 한 인터뷰에서 <톡투미>의 영감을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에서 받았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2. 줄거리
영화는 어느 혼잡한 파티장, 애타게 동생 더켓을 찾는 콜을 비추며 시작합니다. 콜이 정신이 반쯤 나가 있는 더켓을 잡아끌고 집에 가려던 순간, 더켓은 콜을 칼로 찌르고 곧바로 자신의 얼굴을 칼로 찔러 자살합니다. 충격적인 장면을 뒤로하고 화면은 전환되어 주인공 미아를 비춥니다. 미아는 몇 년 전 엄마를 떠나보내고 아버지 맥스와 사이가 별로 좋지 않습니다. 아버지와 시간을 보내는 대신 친구 제이드와 시간을 주로 보냅니다.
그러던 어느 밤 미아는 제이드와 다른 친구들이 모여 있는 이른바 심령 파티에 가게 됩니다. 파티장에서 그들은 심령술 '톡투미'를 체험하게 되는데 바로 양초에 불을 켜고 회색빛의 손 모형을 잡으며 '톡투미'라고 말하면 심령이 자기 몸에 빙의되는 것입니다. 처음에 그들은 믿지 않고 꺼렸지만, 곧 미아의 실감 나는 체험으로 믿게 됩니다. 신기했던 아이들은 점점 심령술에 맛 들이며 밤새 '톡투미'를 반복합니다.
그리고 곧 그들은 제이드의 집에 모여 심령술을 하기에 이릅니다. 제이드의 동생 라일리의 동생도 함께였습니다. 라일리도 심령술을 해보고 싶었지만 제이드는 아직 너무 어리다며 그를 막아섰습니다. 그러다 제이드가 잠시 자리를 비우게 되고, 라일리의 간청에 못이긴 미아는 라일리에게 심령술을 허락합니다. 빙의된 라일리는 마치 미아의 죽은 엄마인 듯 행동했고, 그런 라일리를 미아는 진정 자신의 엄마인 듯 대합니다. 약속된 시간이 다 되어도 미아는 라일리에게 계속해서 말을 걸었고, 이내 라일리는 갑자기 자해를 하기 시작합니다. 마치 육체를 죽이기라도 하려는 듯 머리를 책상에 박아대고 눈알을 손으로 빼내려고 합니다. 겨우겨우 라일리의 손에서 조각 손을 빼내는 데 성공하지만 이미 그는 중태에 빠진 뒤였습니다.
이후 미아는 더 이상 제이드의 집을 갈 수 없게 되었고, 라일리는 병원 신세를 지게 됩니다. 그리고 미아는 의도치 않은 절망적 상황에 더욱 극심한 우울증을 앓게 됩니다. 이후 미아는 용기를 내 라일리의 병문안을 가보지만, 돌아오는 건 쌀쌀맞은 제이드 엄마의 말뿐이었습니다. 그러다 미아는 병원에서 자신의 엄마로 추정되는 귀신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 귀신은 미아에게 라일리를 도와주어야 한다고 말하며 미아를 홀립니다.
이후 미아는 톡투미 의식을 통해 수많은 혼령들에 둘러싸여 찢김 당하는 라일리의 모습을 보게 되고, 그를 도와줄 수 없다는 절망을 느끼게됩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온 미아는, 아버지 맥스로부터 충격적인 말을 듣게 됩니다. 바로 어머니가 수면제의 양을 착각해서 죽은 것이 아니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머니는 극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었고, 끝내 자살을 선택한 것이었습니다. 충격을 받은 미아는 방에 들어오고, 또 다시 엄마로 추정되는 혼령이 나타나 그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현혹합니다.
이후 미아는 맥스의 모습을 한 혼령에게 갑작스레 습격당하게 되고, 목이 졸리게 됩니다. 미아는 살아남기 위해 옆에있던 가위를 집어 들어 혼령의 목에 내리꽂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내리꽂은 대상은 혼령이 아닌 진짜 자신의 아빠 맥스였습니다. 놀라 굳어있는 미아에게 엄마 귀신은 라일리를 편안하게 해주어야 한다며 그를 죽이라고 말합니다.
미아는 그 길로 제이드를 따돌리고 라일리에게 갑니다. 그를 휠체어에 태워 차도로 밀어 죽이려 하지만, 용기가 나지 않아 망설입니다. 주변에선 죽은 엄마 귀신이 계속해서 라일리를 죽이라며 홀려대며 미아를 혼란스럽게 합니다. 그러다 결국 미아는 라일리 대신 스스로 도로에 몸을 던져 죽게 됩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미아는 라일리의 퇴원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런 제이드의 가족을 뒤따라가던 미아는 거울에 자신이 비치지 않는다는 걸 알아차립니다. 그녀는 아무리 그들과 소통하려 해도 그들은 그녀를 보지 못합니다.
화면은 전환되어 어둠 속 촛불을 따라가는 미아가 보입니다. 촛불에 다다르자 책상 위 놓인 손이 보이며, 손이 움켜쥐어지며 이내 미아는 어느 낯선 외국 남자의 앞에 있게 됩니다. 바로 '톡투미'를 하는 현장이었습니다. 그렇게 영화는 '톡투미' 현장에 불려 다니는 심령이 된 미아를 보여주며 끝이 납니다.
3. 강령술의 재발견
자칫 흔하고 진부할 수 있는 '강령술'이라는 소재를 아주 트렌디하게 잘 풀어냈다고 생각합니다. 촬영 방식도 일반 공포영화에선 찾아볼 수 없던 구도, 편집 방식을 사용해 젊은 층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또한 요즘 한창 화제가 되는 '챌린지' 방식을 결합하여 풀어낸 것도 현재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챌린지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꼬집어주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건 바로 결말입니다. 공포 영화는 무언가 찜찜함을 남긴 채 싱겁게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톡투미>는 달랐습니다. '톡투미' 의식의 참여자였던 주인공 미아의 역할이 뒤바뀌어 결국 '톡투미' 손에 속박된 혼령이 되어버렸다는 것이 참 영리한 결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작비 대비 엄청난 수익을 벌어들인 <톡투미>, 이미 속편 촬영을 완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가운데 그 속편을 기대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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