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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시동, 이제 막 인생에 시동을 건 이들에게

by 파란색 2024. 5. 5.

시동, 2019

1. 믿고 보는 코미디

인기리에 연재되었던 동명의 웹툰, <베테랑>, <엑시트> 등 숱한 액션 코미디 영화를 만든 제작진, 거기에 이미 증명된 배우 마동석과 박정민, 그리고 정해인. 이미 보기 전 이 라인업만으로도 그 재미가 느껴지는 듯합니다. 실제 시사회에서 영화를 보았었는데 정말 오랜만에 극장에서 소리내어 웃었던 영화였던 기억이 납니다. 

 

<시동>은 열아홉살의 된 공부 하기가 죽기보다 싫은 반항스러운 '택일'과 '상필'의 좌충우돌 유쾌한 세상살이를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공부도 싫고 엄마의 잔소리도 싫다며 무작정 집을 나온 택일은 발길이 닿는대로 찾아간 어느 중국집에서 숙식 배달 알바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의 일상을 뒤바꾸어줄 일명 '거석이형'을 만나게 됩니다. 영화는 그렇게 택일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유쾌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영화는 그렇게 극찬받지는 못했지만 코미디 휴먼 장르로써는 충분히 재밌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평론가 평점 6점과 관람객 평점 8.9점을 기록했습니다. 아쉬운 점으로는 초중반 재밌는 전개에도 불구하고 결말이 너무 힘없이 끝났다는 걸 꼽았습니다. 한편 <시동>은 폭발적인 흥행은 아니지만 관객수 300만을 돌파하며 손익분기점인 240만 관객을 돌파하고 흑자를 냈습니다.

 

2. 줄거리

택일은 엄마의 잔소리에 질려하며 검정고시 학원비를 들고 무작정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다 사고가 나 경찰서에 붙잡힙니다. 이후 택일의 엄마는 경찰서로 달려와 택일에게 강력한 싸대기를 날리고 택일은 정신을 잃으며 본격적으로 영화가 시작됩니다. 택일은 엄마의 등쌀을 더는 견디지 못하고 가출을 결심합니다. 무작정 시외버스 터미널로 가 군산행 표를 끊습니다.

 

군산에 도착한 택일은 배달 알바를 구한다는 소식에 '장풍반점'에 찾아가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취직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거석이 형'을 만납니다. 한편 같은 시각 택일의 친구 상필은 대부업에 취직하게 됩니다. 치매로 아프신 할머니를 위해 돈을 벌어야 했기에 상필은 사채 업무 중 수금을 도맡아 하게 됩니다.

 

또다른 가출 청소년 경주는 찜질방에서 만난 인연으로 여고생 두명과 동거를 하게 됩니다. 그러다 여고생들은 집에 막무가내로 깡패 남성 둘을 데려오고, 이에 분노한 경주는 이들과 몸싸움이 벌어집니다. 깡패를 피해 도망치던 경주는 택일이 있는 장풍반점 쪽에 다다르게 됩니다. 그리고 끝내 붙잡혀 차에 억지로 태워지려던 순간, 택일과 중국집 사장님의 등장으로 보눈 눈이 많아진 깡패들은 후일을 기약하며 도망칩니다. 이때 택일은 이런 상황에서 코빼기도 보이지 않은 거석을 비난합니다.

 

상필은 수금 일에 점점 적응해 가고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폭력없이 진행되는 일에 조금씩 자부심을 갖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혼자 수금하러 갔던 정육점에서 습격을 당해 머리를 다쳐 입원합니다. 이때 상필은 일에 대한 회의와  자신을 다치게 한 정육점 사장에게 분노를 느끼지만, 여기서 그만두면 다시는 일을 하지 못한다는 대부업 사장의 협박에 마지못해 일을 계속해서 하기로 합니다.

 

이후 깡패들은 다시 장풍반점에 들이닥칩니다. 그리고 방 안에 들어가 이것저것 부수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결국 거석이 나서 깡패들을 모두 제압합니다. 평소같은 코믹스러운 분위기가 아닌 무서운 분위기에 모두 놀랍니다. 사실 거석은 잘나가던 조폭이었습니다. 하지만 장풍반점 사장님과의 인연으로 조폭일을 청산하고 주방장으로 새 삶을 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조용히 살던 거석은 이번 소동으로 이전 조직에게 까지 소문이 퍼지게 됩니다. 결국 그들이 찾아오고, 거석에게 그들은 돌아와 달라고 말합니다. 거석은 거절하지만, 곧 이 중국집까지 위험하게 만들 작정이냐는 조폭들의 말에 마지못해 돌아가게 됩니다. 

 

이후 택일은 엄마와 재회합니다. 하지만 엄마가 새로 낸 토스트집엔 사채업자와 상필이 와있었습니다. 택일의 엄마는 사채를 빌려 가게를 냈던 것이었고 그들은 돈을 수금하러 온 것이었습니다. 택일은 그들을 격하게 막아보지만 속수무책이었습니다. 결국 가게는 넘어가고 택일의 엄마는 빚을 갚기 위해 집을 처분합니다.

 

같은 시각 기석은 라이벌 조폭에게 찾아가 피 튀기는 전투를 벌인 후 자신이 몸담았던 조직의 부하들에게 이제 더이상 자신을 찾지 말라고, 자신은 조폭이 아닌 주방장이라고 말합니다. 그렇게 모두는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택일네 가족은 상필의 집 근처에 이사 가 상필의 할머니, 상필과 한 식구처럼 왕래하며 지내게 됩니다. 

 

중국집 사장은 경주를 양딸로 맞이하여 키우게 됩니다. 경주는 마음을 고쳐먹고 교복을 입고 학교를 다니고, 기석은 다시 돌아와 주방을 지킵니다. 그렇게 영화는 엄마와 오토바이를 함께 타고 드라이브를 즐기는 택일의 행복한 모습을 비추며 끝이 납니다.

 

3. 새로운 시작을 시작하는 사람을 위해

영화 속 등장인물은 모두 새로운 시작을 합니다. 하지만 모두 첫 시작은 예상되로 되지 않죠. 하지만 모두 다시 일어나 다시 시작합니다. 모든 시작엔 분명 끝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것은 모든 것의 끝은 아닐 겁니다. 새로운 무언가의 시작이겠죠. 영화 속 인물들도 결국 힘든 시작을 뒤로하고 행복한 결말을 맞이했습니다. 언젠가 찾아올 그날을 위해 시동을 걸어보아야겠습니다.